[카게른] 토비오 쟁탈전

HQ 2016. 12. 7. 23:00

"저기요 오이카와~ 세터 씨? 넌 어차피 저쪽 팀이야. 세터는 하나로 충분하다고."
"쿠로쨩 뭘 모르네. 세상엔 투 세터라는 것도 있다고!"
"아~ 투 세터 모드라, 그립네. 고등학교 때 우.리.둘.이. 수백번은 맞춰봤지 아마?"
"앗 아키라! 뭘 자연스럽게 토비오네 팀으로 들어가고 있어!"
"당연하잖아, 옛날 팀 메이트니까. 너네 선배랑 저쪽으로 빠지시지."

이 집이 항상 그렇긴 하지만 오늘처럼 모든 멤버들이 모여있는 날이면 절대 조용할 수가 없다. 그야, 모두가 카게야마 토비오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리고 카게야마 토비오 역시 모두를 공평하게 사랑했기 때문에. 그러니 모처럼의 3:3 시합 전, 카게야마 팀의 공석 두 자리를 놓고 쟁탈전이 벌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아직입니까."

한참을 옥신각신하는 이들을 바라보고만 있던 카게야마가 마침내 답답한 듯 볼멘 소리를 했다. 공을 든 손이 가만히 있질 못하고 꼼지락거린다. 빨리 공을 올리고 싶어 근질근질한 기색이 역력했다.

"카게야마(토비오)! 니가 골라!!!"
"아, 저 스가와라 선배랑 오랜만에 맞춰보고 싶어요."

기다렸다는 듯 즉답이다. 너무하지 않아? 공평은 개뿔! 카게야마는 이런 때마다 스가와라에게 약했다. 아니, 약했다기보다는 뭐, 좋은 추억이 가장 많은 사람이니 어쩔 수 없다는 편이 더 맞을까. 그래, 내 탓이오 내 큰 탓입니다. 쿠로오나 하이바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동안 기회는 많았으나 그걸 제발로 뻥뻥 차버렸던 쿠니미나 오이카와는 가끔씩 땅을 치곤 했다.

"편애 금지라고, 토비오쨩!!!"

카게야마의 스가와라 영입으로 반대편 팀이 확정된 오이카와가 오열했다. '편애가 뭡니까'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더럽게 귀여운 후배의 한 마디에 바로 전의를 상실했지만. 그나저나 투 세터라면,

"스파이커 필요하지 카게야마?"

잔잔하게, 그러나 비장한 눈빛으로 쿠니미가 자신의 포지션을 어필해왔다.

"아니 블로커지!"
"그렇지, 노련~한 블로커~"

물론 네코마의 미들블로커 선후배도 지지 않는다. 카게야마는 눈을 샐쭉하게 뜨고는 배구가 제일 재미있어질 것 같은 조합을 골똘히 생각했다. 스가와라 선배와의 투 세터, 저쪽 편에는 오이카와 선배, 그렇다면.

"쿠니미, 이리 와."

희비가 교차했다. 드물게 기쁨으로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는 쿠니미와, 그 꼴을 망연하게 바라보는 세 명. 그들은 곧 나름의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갖지 못할 거면 차라리 부숴주겠어.




미들블로커 둘과 세터 조합이지만 공수 두루 균형잡힌 오이카와 팀과, 더블 세터에 스파이커 조합으로 초 공격형이지만 블록이 약한 카게야마 팀. 처음에는 박빙이었지만 경기는 슬금슬금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큭, 여기까진가....! 카게야마는 점점 초조해졌다. 아무리 추억의 공놀이라고 해도 지는 건 싫었다. 훅, 숨을 들이마신 카게야마가 힘껏 외쳤다.

"스가와라 선배, 쿠니미! 오늘 이기면 셋이 자요!"

우와씨 진짜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가지고! 근데 이렇게 만든 건 역시 우리 탓이다- 라고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생각했다.

이내 코트는 광기에 휩싸였다. 이렇게 된 이상 절대로 이겨서 카게야마와 $%?$!&@한다 vs. 그 꼬라지만은 절대로 막는다. 결과는? 여러분 마음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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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슼캌처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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